이티폰

두달 전 한달간의 유럽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동안 너무 가고싶었던 여행이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려는 생각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걱정이 안되었으나.. 단하나. 영어가 너무 걱정되었습니다.
저는 외국인과 영어로 간단한 대화조차 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물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본적도 없구요..
주변사람들은 바디랭귀지면 다 통한다고 안심시켰지만, 누군가 영어로 말을 걸어왔을때 주눅들거나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습니다. 또한 제 영어가 형편없는건 알고있지만 어느정도 수준인지도 알고싶었구요.
그래서 레벨테스트를 한번 받아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레벨테스트 당일, 사실 너무 떨렸습니다. 바짝 긴장해있었는데, 전화를 받은순간...
정말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헬로~조차 잘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너무나 간단한 그 단어가 제 입에서 나오는게 어찌나 어색하던지요..
긴장한 탓인지 아는 단어도 말로 잘 안나오고 잘 못알아듣고 아임쏘리 파든?만 반복하고있는 제가 너무 바보같이보여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었어요.
여행가서도 이렇게 헬로~라고 인사만해도 얼어붙어버리면 안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여행가기전 영어와 친해지기위해서 전화영어를 신청하게되었습니다.
사실 정말 왕초보가 매일 10분씩 영어로 전화통화를 하기위해서는 예습 복습이 하루 몇시간씩 필요했습니다.
매일 통화하기 두시간전부터 오늘은 선생님이 어떤걸 물어볼까..무슨얘기를 해야하지 싶어서 인터넷과 사전을 찾으며 준비해보고 수업이 끝나면 피드백을 보고 다시 연습해보고..
그래서 매일 십분씩 통화하는게 부담이 많이 된것도 사실입니다. 통화는 십분이지만 그 십분을 위해 제가 투자해야하는시간은 거의 아침시간 내내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한달을 하고나니 저는 많이 달라져있었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항상 이말은 영어로 어떻게하면되지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마치 말배우는 아기처럼 뭐라도 영어로 한번 말해보고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해요.
괜히 슬쩍 영어로 말해보기도 하구요.
자꾸 자꾸 말을 해보고싶어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되고 선생님 발음, 억양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게되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선생님께서 매일 피드백으로 칭찬을 해주시니 또 좋아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싶어서 힘내게 되구요.
반신반의했던 전화영어로 이렇게 즐겁게 열심히 공부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요즘 영어공부가 참 재밌습니다. Sandi 쌤~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