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티폰

 

  내년 후반기에 해외지점에 근무를 해야 되기 때문에, 한동안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였다. 영어로 된 영화를 여러번 보고, 유투브에 나오는 유명 선생님들 강의도 듣고,  영어 소설책도 읽어보고, 그래서 영어 읽기와 영작은 어느 정도 되었다. 그러나, 말하기가 문제였다. 실제 외국인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듣기가 잘 안되어서, I'm sorry. I beg your pardon 을 자주 말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예전에 화상영어를 다른 기관에서 한 기억이 났다. 출근 시간 때문에, 아침  6시에 했는데, 2주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한달 하고 포기했던 기억이 났다. 바쁜 평일에 화상영화는 어려울 거 같아서, 전화영어를 알아보았다. 꼼꼼한 성격 때문에,  3일정도, 인터넷 전화영어 업체를 다 뒤져 보았다. 민병철유폰, 이보영 전화영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전화영어, 튜터링, 이티폰 을 두고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선택장애가 있는 나로서는 선택이 쉽지 않았다. 그중, 전화영어 선생님들에 대해 대우도 좋고, 좋은 선생님들이 있고, 단체는 받지 않는다는 이티폰을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하다가 별로면, 다른 곳으로 바꿀 생각으로 처음에는 2월, 한달정도만 수강신청을 했다. 간단한 레벨테스트를 하고, 내 생각보다 실제 레벨이 낮아 약간은 충격을 받았다.  처음 만난 선생님을 Ria 선생님이셨다. 발음이 너무 좋으셔서, 미국 현지인이 아닌가 생각해본적도 있었다.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잘 설명해주시고, 영어로 말하기 힘들때는 많이 도와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날 그날 피드백을 통해 틀린 문장과 표현은 교정도 받고, 녹음된 나의 영어말하기를 들으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한달이 끝날 무렵, Ria 선생님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맞지 않아, Cherlyn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역시나, Cherlyn 선생님도 좋으셨다. 교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았다. 그날 공부할 교재를 보고,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수업을 하면, 보통 내가 공부하고 준비된 말만 하게 되지만, 수시로 주제에 벗어난 질문을 던지는 Cherlyn 선생님과의 수업은 긴장의 연속이고, 내가 준비한 것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영어 실력으로 말해야 되기에, 10분 정도 하고나면 힘이 쏙빠지기고 하는데, 이런 수업이 나에게는 더 좋은 것 같다.

 한달이 지난 후 이티폰 수업에 만족해서, 3개월 수강을 하고, 벌써 3개월이 끝나간다. 갑자기 일이 생기는 직장인의 특성상 연기하여 시간을 바꿀수가 있어, 결석을 최대한 줄이고 수없에 참석할 수 있었다. 아직도, 녹음된 나의 영어 통화를 다시 듣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다. 나중에 들어보면, 무슨 얘기인지 다 아는데, 그 당시에는 한참을 헤맨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다.

 이제 외국인과 얘기하는 것이 별로 두렵지가 않다. 이제는 내가 먼저 다가가서 얘기를 건네게 된다. 얼마전 놀이공원에서 가서 만난 미국인에게 먼저 가서 인사도 하고,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이티폰 전화영어가 많이 도움이 된 거 같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communication 이다. 이 목적에 이티폰은 적합한 거 같다. 이티폰을 통해 영작을 하고, 교정도 받을 수 있는데, 많이 활용하지 못해아쉽다.

 영어가 어느 날 아침에 깨고 나서, 확 늘어나 있기를 기대해 보지만, 실제 그런 일은 생기기 않는다. 노럭의 시간만큼 영어 실력이 느는 것 같다.

아직도 나의 노력이 많이 모자란 것 같다. 이티폰이 영어 완성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충분 조건인것을 확실하다.

지난 2월, 내가 이티폰을 선택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였다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확실해 지는 것 같다.